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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수소차의 도전과 실패, 사기

by 탁송운전방 2025. 5. 21.

니콜라 수소차

 

니콜라의 사기 논란: 수소차 업계의 충격

니콜라의 등장과 기대

니콜라(Nikola Corporation)는 2014년 트레버 밀턴(Trevor Milton)이 미국 유타주에서 설립한 수소전기차 및 전기차 제조 스타트업으로, 회사 이름은 전기공학의 선구자 니콜라 테슬라에서 따왔습니다. 2016년 수소연료전지 트럭 ‘니콜라 원(Nikola One)’의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하며,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20km)을 주행할 수 있는 상용 트럭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로 인해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2020년 6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으로 나스닥에 상장하며 주가가 급등했고, 한때 포드의 시가총액을 초과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화그룹이 2018년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6.13% 지분을 확보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기 의혹의 시작: 힌덴버그 리서치 보고서

니콜라의 사기 논란은 2020년 9월 공매도 전문 금융분석업체 힌덴버그 리서치(Hindenburg Research)의 폭로 보고서로 촉발되었습니다. 보고서는 니콜라가 기술 능력을 과장하고 투자자를 속였다고 주장하며,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혐의를 제기했습니다:

  • 가짜 주행 영상: 2018년 공개된 ‘니콜라 원’의 주행 영상은 트럭을 언덕 위로 견인한 뒤 내리막길에서 굴린 것으로, 자체 동력이 없는 빈 껍데기였다고 폭로했습니다. 전직 직원의 메시지를 인용하며, 트럭이 “기어를 중립에 놓고 굴러갔다”고 밝혔습니다.
  • 기술력 부재: 니콜라가 자체 수소 생산 및 부품 제조 능력이 없으며, 인버터 등 핵심 부품을 외부에서 구매하거나 라이선스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니콜라가 ‘자체 인버터’라고 소개한 부품은 캐스캐디아사의 제품이었고, 로고를 테이프로 가린 채 촬영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 허위 전문가 프로필: 핵심 엔지니어들이 수소차와 무관한 경력을 가진 인물들이었으며, 예를 들어 책임 엔지니어 케빈 링크는 오락기기 수리와 소프트웨어 개발 출신이었고, 트레버 밀턴의 동생 트래비스 밀턴은 건설 하도급업체 출신이었습니다.

힌덴버그는 니콜라를 “트레버 밀턴의 수십 가지 거짓말로 세워진 정교한 사기”라고 규정하며, 상장 기업 중 이 정도 수준의 속임수는 전례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논란의 파장과 주가 폭락

힌덴버그 보고서 발표 직후 니콜라 주가는 2020년 9월 10일 11.33% 급락했으며, 제너럴모터스(GM)와의 전략적 제휴 발표로 잠시 반등했던 주가는 보고서 이후 일주일 만에 34.4% 하락했습니다. GM은 니콜라의 수소차 생산을 위탁받기로 했으나, 논란 후 계약 조건을 수정해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로 변경했습니다. 한화그룹도 보유 지분의 일부를 매각하며 손실을 최소화하려 했고, 한화솔루션 주가는 2020년 9월 22일 2.79% 하락했습니다. 트레버 밀턴은 2020년 9월 21일 회장 및 CEO 자리에서 사임했으며, 주가는 추가로 19.33% 폭락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는 니콜라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2021년 7월 트레버 밀턴은 증권사기와 금융사기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2022년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4개 혐의 중 3개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고, 2023년 12월 밀턴은 징역 4년과 벌금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은 투자자 손실이 약 6억 6000만 달러(약 8600억 원)에 달한다고 추정했습니다.

니콜라의 반응과 이후 행보

니콜라는 힌덴버그의 주장을 공매도 세력의 공격으로 반박하며, 주행 영상에 대해 “자체 추진 중이라고 한 적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의혹을 명확히 해명하지 못하며 신뢰를 잃었습니다. 주요 파트너사인 보쉬, 한화, 리퍼블릭 서비시스는 계약을 철회하거나 지분을 매각했고, 픽업트럭 ‘배저’는 출시가 취소되었습니다.

논란 이후 니콜라는 방향을 전환해 2022년 배터리 전기트럭 ‘트레(Tre)’의 생산을 시작했으며, 300~500대를 인도했습니다. 2023년에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를 도입하며 상용차 시장에서 재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소트럭의 주행거리가 당초 약속한 1200마일이 아닌 약 400km에 불과해 여전히 기술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수소차 산업과 국내 기업에 미친 영향

니콜라 사태는 수소차 산업에 큰 충격을 주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자동차와 같은 국내 기업에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현대차는 니콜라의 제휴 요청을 거절한 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개발해 2022년 국내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수소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의 한병화 연구원은 “니콜라의 부침은 수소차 산업의 선행지표가 아니며, 현대차의 기술력과 국내 소재/부품사의 성장이 주목받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수소차 시장은 EU의 750억 유로 투자, 캘리포니아의 상용차 수소차 의무 판매제, 중국의 충전소 확대 정책 등으로 2019~2025년 연평균 68% 성장할 전망입니다. 니콜라의 사기 논란은 높은 진입장벽을 가진 수소차 산업에서 기술력과 신뢰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습니다.

니콜라 사태의 교훈

니콜라 사태는 스타트업의 과대 광고와 투자 열풍이 결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여줍니다. 트레버 밀턴은 소셜미디어와 언론을 활용해 비전과 기술을 과장하며 투자자를 유인했으나, 실질적인 기술과 생산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약 8600억 원의 손실을 초래했으며, 수소차 산업의 신뢰도에 타격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현대차와 같은 기업이 기술 개발과 투명한 경영으로 신뢰를 구축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니콜라는 현재 전기트럭 중심으로 재기를 모색하고 있으나, ‘제2의 테슬라’라는 꿈은 여전히 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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